생각 그물에 걸린 희망 건져올리기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 생각들
그 생각이 이어져 이루어진 고민의 틀, 생각 그물
사람은 저마다 고민을 가지고 있으며, 고민 없이 사는 이는 드물다. 이 책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노무라 소이치로 박사는 사람의 고민은 각자 다양하지만 일정한 틀이 있다고 말한다. 즉, 새로운 고민거리에 휩싸이는 경우는 거의 드물며, 대개 같은 문제를 생각하면서 그 고민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중요한 것은 고민거리가 많은 것이 아니라 생각 그물에 걸려 뱅글뱅글 같은 지점을 돌고 있는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처럼 고민의 악순환을 만드는 사고방식을 ‘생각 그물’이라고 명명한다.
즉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어떤 생각은 또 다른 생각과 만나 하나의 고리로 이어지고 그 고리는 점차 순환하는 과정을 거치며 고민이 생겨나게 된다. 이는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며 점차 습관이 되어간다. 습관은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한번 생각 그물에 걸린 사람은 좀처럼 이러한 생각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생각 그물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 소수의 사람만이 겪는 특별한 증상이나 사고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일반적인 사고의 유형이다.

생각 그물의 4가지 유형
저자는 생각 그물을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생각 그물은 일정한 틀에 박혀 생각이 돌고 도는 사고 방식으로, 각 유형별로 그 배경과 증상 및 탈출 과정이 다르다. 이 책에서는 생각 그물 유형별로 한 장을 할애해 한 사람의 사례를 통해 원인과 증상, 해결법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각 장의 끝에는 관점 혹은 생각을 바꾸는 사색의 시간을 갖도록 ‘행복한 마음 습관’을 준비했다.

갈등형(2장) 논리적으로 서로 상반되며, 동시에 다루기 불가능한 일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데서 오는 고민의 유형
모순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도록 하자. 지하도를 걸어 갈 때 본인은 똑바로 걸어가고 싶어도 만약 길이 구불구불 구부러진 길이라면 어쩔 수 없이 구부정하게 걸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삐딱하게 걸어가는 걸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커브 길을 똑바로 걸어가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는 아닌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과거 집착형(3장) 절대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원인을 두고 거기에 집착하는 유형
삐딱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지하도를 걸어갈 때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면 세상이 온통 시커멓게 보일 것이다. 바로 당신이 그 선글라스를 끼고 있지는 않은가?

꼬리표형(5장) 스스로 자신의 고민거리에 자기 식으로 타이틀을 붙여서 거기에 좌지우지 당하며, 그 속에 안주하려는 유형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꼬리표를 스스로 악착같이 붙이고 있다면? 그 의미 없는 꼬리표 자리에 도움이 되는 단어를 살짝 바꿔 끼워서,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파헤칠 필요가 있다.

강박형(6장) 스스로도 바보 같은 짓인 줄 잘 알면서 그 행동이나 생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겨우 탈출했다고 생각하면 다시 그 고리에 빠져드는 유형
잘 아는 데도 고쳐지지 않는다, 그만두지 못한다. 이런 유형은 실제 행동에서 하나하나 치유 방법을 체크해야 한다.

생각 그물과 기분장애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씌어졌다. 그렇기에 생각 그물이 단순한 생각의 문제가 아닌 정신질환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점을 간과하지 않고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의 구조를 풀어 설명하면 ‘생각 그물’이 되는 것이고,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정신질환’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같은 현상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생각 그물과 정신질환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에 나오는 생각 그물로부터의 탈출법 또한 정신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각하는 습관을 바꾸는 치료'인 인지요법, 대인관계 요법의 사고방식, 행동 요법, 약물 요법 등이 등장한다.
갈등형, 과거 집착형 생각 그물은 기분 장애와 관련이 깊다. 기분 장애는 우울증과 기분 변조증 등 다양한 하위 유형으로 분류되며, 7~8명당 1명은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병이다. 치료에 효과적인 약도 많이 나와 있고,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일상적인 질환이다.
저자는 기분 장애에 대해 한 장(4장)을 할애해 우울증 자가진단검사, 기분변조증 진단기준, 항우울제의 장단점, 정신과 치료에 대해 다루고 있다. 또한 강박형 생각 그물의 경우 ‘강박 장애’와 연관이 깊은 만큼 이에 대한 정신과 치료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한다.
하지만 생각 그물에 걸린 사람이 반드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반대로 정신질환자가 반드시 생각 그물에 걸렸다고 할 수도 없다. 생각 그물에 걸려 괴로워하며 정신과를 찾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있지만 그들이 전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혼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람들이 보다 쉽게 스스로 생각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생각 그물은 누구나 빠질 수 있는 고민의 틀입니다. 이 책을 통해 당신 안의 복잡하게 엉킨 생각 그물을 끊고 희망의 빛을 발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