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유인력과 뉴턴

총 25권을 목표로 출간되고 있는 '옥스퍼드 위대한 과학자' 시리즈는 왠지 모를 정통성이 느껴지는 책이다. 우선 과학자들만을 뽑아 위인전 시리즈를 만들었다는 데에서 그렇고, 15세기의 과학자에서부터 20세기의 과학자까지 두루 예정하고 있다는 데에서 또 그렇다. 무엇보다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책들이 만화를 섞거나 친근한 캐릭터를 이끌어내어 쉽게 설명하는데 주력하는데 비해, 과학자의 일생을 따라가며 그의 업적을 되짚어 보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 점에서, 이 책이 가진 차별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정중함을 가졌다고 해서 이 시리즈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머리에 손을 얹고 씨름하며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만에 받는 정갈한 느낌에 차분하게 앉아 몰두하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다. 시리즈 중 한 권인 은 제목 그대로 위대한 과학자 뉴턴의 파란만장한 삶을 서술한 책이다. 1642년 태어나 17세기 과학에 혁명을 몰아온 뒤, 1727년 84세로 생을 마감한 이 과학자는 흔히 근대이론과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자연철학자로서의 소양을 키우던 트리니티 칼리지 시절, 흑사병을 피해 고향으로 돌아와 만유인력을 발견한 이야기, 빛의 본성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던 20대 후반의 모습, 조폐국 국장과 왕립학회의 대표로 화려한 생활을 보냈던 시절 등등이 펼쳐진다. 그 명성에 걸맞게 누구보다 긴 삶을 살았다는 듯, 책은 270여 페이지에 달한다. 하지만 그가 발견해 낸 업적들을 곰곰히 되짚어가며 읽다보면 어느새 책장이 훌훌 넘어간다. 남들은 그냥 지나칠 일까지 자신만의 고백록에 적어가며 괴로워하는 인간적인 모습에서부터, 다른 학자들과의 불붙은 논쟁까지. 그의 삶을 살짝 엿보는 재미에서부터 과학사에 남긴 그의 자취를 꼼꼼히 살펴보는 지적인 흥분까지 고루 섞여있는 책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뉴턴의 이름에만 익숙할 뿐 그의 과학적 업적을 접해본 일이 없는 성인들까지 두루 읽을 수 있다. 뉴튼의 얼굴이 한구석에 그려진 표지에서부터 컬러 그림 및 사진까지, 편집도 깔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