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골 송사리

제일 먼저 세차게 흐르는 물살 속에서 생명력을 내뿜으며 살아가는 작은 송사리 그림들이 눈에 띈다. 선명한 색감의 그림은 화가의 화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림의 수준과 인쇄 상태는 동화책의 삽화로 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 솔솔이와 붉은뺨이 사랑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이야기는 그림과 달리 조금 서글프다. 송사리 솔솔이를 주인공으로 귀신골에서 다친 몸과 상처받은 마음을 추스리며 살아가는 물고기들이 오염된 강물을 바꾸어 나가기 위한 처절한 '시위'를 담고 있다. 하루하루 초초하게 죽음을 기다리기 보단 단결된 행동으로 인간의 악행을 저지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자연은 모두의 어머니인데, 인간은 항상 자연을 괴롭힐까? 솔솔이가 던지는 의문이 책을 읽는 사람을 부끄럽게 한다.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 딱히 연령구분이 필요없는, 동화와 아름다운 마음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감동받을 수 있는 동화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