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아이들의 노래 - 소년한길 어린이문학 1

권태응은 일제 시대에 활동하다 33살의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동요시인이다. 이 책은 '감자꽃'으로 대표되는 권태응의 동요 세계가 그동안 그 본질이 왜곡 또는 탈색된 채 우리에게 알려져 왔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원수의 '고향의 봄'만큼이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감자꽃'이지만, 권태응 자신이 의도했던 농사꾼과 농촌, 농촌 아이들의 해맑은 정서가 느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동문학가 이오덕은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기존 작품 이외에 미발표 동요 214편과 권태응의 대표작인 '감자꽃'에 대해 새로이 해석하고, 권태응 아동문학의 현재적 의의를 보여준다. 지은이는 권태응의 문학세계에 대해 농사꾼과 농사꾼 아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는 것을 먼저 강조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몇천 년을 살아온 역사는 바로 땅을 갈아 곡식을 심어 가꾸면서 살아온 농사꾼의 역사라는 것을 볼 때, 우리말의 알맹이는 농민들의 말이고, 우리 문화의 바탕은 자연 속에서 일하면서 살아온 농민들의 삶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생각하는 권태응 작품의 소중함도 여기에 있다. 모든 것이 편리성과 도시화로 귀결되어 버린 현대문명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고 각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게다가 요즈음의 아동문학은 어린이들의 순진무구한 세계가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 별로 없고, 비록 그러한 작품이 있다하더라도 어른들의 시각에서 해석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감자꽃'에 대한 기존의 평론에 대해 아이들의 삶의 현실과 체험을 떠나 방안에서 머리로만 생각한 것이라 비판하고. 권태응의 문학세계를 자연과 합일된 동요와 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는 동요, 아름답고 푸짐한 우리말을 구현한 동요로 나누어 살펴본다. 그리고 그 심층에 곧 농촌의 현실을 구체적이면서 있는 그대로 표현한 권태응의 시적 상상력이 있음을 강조한다.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이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요즈음, 자연에서 비롯된, 그러나 자연공부보다 소중한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